2009년 09월 26일
김준호가 보고 싶다

개콘에서 김준호가 보고 싶어 미치겠다.
왜 요즘 김준호가 안 나오는지는 다 잘 알 거고
그와 우연히 공항에서 만났던 일화는 위 김대리의 글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.
김준호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코미디언 중 하나다. 그리고 개콘의 전설이다.
현재 개콘의 현역 중 최고참이라면 KBS 개그맨 공채 13기인 박성호다.
같은 74년생인 김대희가 14기이고 같은 13기이자 MBC <개그야>로 떠난
박준형이 75년생이니 현재 개콘의 고참 연령대는 뻔하다.
75년생이면서 14기인 김준호 역시 이에 속한다.
김준호와 김대희는 옛날 <사바나의 아침>부터 함께 했던 이들이다.
특히 박성호와 김준호는 한때 개콘을 떠나 웃찾사로 옮겼다 별 소득 없이 돌아온 이들이기에
그 누구보다 개콘에 대한 애정이 클 것이다. 개콘을 수년간 이끈 김석현 PD는
모 인터뷰에서 “박성호같은 개그맨은 좀 부산하면서도 정신없이 웃기는 과에 속한다.
개콘 창단멤버로서 막내에서 고참으로 성장한 김준호는 뭘 맡겨도 믿음이 간다”고 말했다.
김대희는 <대화가 필요해>로 인기를 얻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별로 신뢰가 안 간다.
박성호는 <남성인권보호위원회>에서 황현희, <제3세계>에서 '육봉달' 박휘순을 비롯
<도움상회>의 김대범과는 여러 번 코너를 함께 하면서 어디서나 잘 묻어가고
후배들과 뛰어난 앙상블을 자랑했다. 말하자면 코너에서 리더로 등장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.
생각해보면 그것도 박성호의 엄청난 장점이다. 모든 개그맨들과 동기로 보인다.
그에 반해 김준호는 <악성 바이러스>의 쌈마에, 김대희와 윤성호와 함께 했던 <하류인생>,
<집으로>의 할머니, <씁쓸한 인생>의 보스 등 과거 임하룡을 떠올리게 하는 리더형 개그맨이다.
그러면서도 함께 하는 동료 개그맨 모두를 빛나게 해주는 능력도 뛰어나다.
말하자면 박성호도 좋지만 김준호가 좀 더 좋다.
김준호의 생명력은 정말 끈질겼다.
김대희 정도를 제외하면 14기 동기인 '노통장' 김상태, 김지혜, 김미진 모두 개콘을 떠났고
그 후배들도 이미 여럿 다른 방송인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상태다.
<봉숭아학당>을 제외하고 개콘 역사상 최장수 프로그램이었던 <집으로>는
김준호식 패러디 개그의 진수였다. 이효리 등 CF나 특정 연예인들을 마구잡이로 흉내 내는
그의 개인기는 전혀 비슷하지 않음에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.
특별히 화려한 개인기나 유행어가 없음에도 <집으로> 못지않은 <하류인생>이나
<씁쓸한 인생>의 롱런에서 보듯 그의 코미디는 워낙 임기응변이 좋고 연기력 자체가 뛰어나서
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맛이 있다. 역시 김준호의 자연스러운 다재다능함이 한몫했다.
<악성 바이러스>만 해도 그가 쌈마에라는 컨셉 하나만 가지고도 몇 달을 끌었다.
또 하나 오래 전 김준호를 보며 충격받았던 건 또 있다.
요즘 신인 개그맨들 치고 백댄서 급의 브레이크 댄스나 비트박스 실력을 갖추지 않은
개그맨들이 없는데 김준호는 바로 그러한 팔방미인형 개그맨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.
그는 가장 먼저 만화적 캐릭터를 공개 코미디 안으로 끌어온 개그맨이라는 생각도 든다.
이장님 역할로 어처구니없는 표정들로 에어로빅을 출 때라든지,
음흉한 표정으로 정지해 있을 때라든지, 그리고 (그의 장기이기도 한)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
이단 옆차기로 후려갈기는 모습을 보면서, 우리 개그맨들 중에도 저렇게 만화 컷 같은 개그를
구사하는 사람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적 있다.
비록 <동물원>이라는 코너는 실패로 막을 내렸지만 <집으로>는 물론
<고교천왕> <같기도> <호구와 울봉이>(요건 좀 별로였다)같은 코너들도 같은 맥락이었다.
유달리 김대희를 싫어해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요즘 <씁쓸한 인생>을 보고 있으면
동료들과의 대사 처리나 호흡, 유상무상무식 발음법을 감칠맛나게 하지 못 하고
그저 빨리 내뱉기만 하는 김대희를 보면서 김준호가 그립다.
뭐 남탓이 아니라 자기탓으로 쉬고 있긴 하지만 어서 빨리 김준호가 보고 싶다.
# by | 2009/09/26 21:05 | 방송 | 트랙백(1) | 덧글(32)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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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: 김준호 컴백 청원
김준호가 보고 싶다 일요일 저녁에 월요병을 잊게 해주는 유일한 낙이었는데김준호가 없으니 개콘 재미가 없다.빨리 돌아오세요.ㅠ_ㅠ...more
잘보고 갑니다.
뚝딱 잘도 쓰시네요.^^
저도 씁쓸한인생의 김대희는 안습입니다. 첫회보단 나아졌지만
아무리 나아져도 김준호를 대체할수는 없어요.
강유미처럼요. 최근 두달 여는 오직 <씁쓸한 인생>의 김준호와
세상에서 제일 빠른 쌍둥이와 뭉치 보는 낙으로 살았는데.
유일하게 유상무도 좋아지게 했던 코너였고...
그리고 예전에 <드라마틱>에 썼던 글을 좀 수정한 글입니다.
옛날부터 개그 코너 이름을 약간 강박적으로 외는 버릇이 있어서.
영화 데이터베이스처럼 그런 코너 이름들도 정리되면 참 좋을 텐데.
그런 사이트 하나 만들어보고 싶어요
그거 핑계로 매주 3사 코미디 프로그램 다 봤었는데.
기자들도 다 그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.
다들 알면서도 별 말 없는 것 같고. 꼭 돌아오길.
강병큐는 군대에서 말뚝 박길.-_-
그런데 박희순>>박휘순.
좀 싫어졌습니다. 그래도 <독한것들> 좋아했었는데 된장녀 오나미는 뭐하고 사는지.
그리고 지인의 비밀댓글로 박휘순으로 고쳤습니다.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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