끝끝내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방송을 보다가
헌화를 마친 김대중 전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의 손을 잡고
정말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릴 때 정말 죽고싶은 심정이었다.
참다참다 정말 눈물 한 됫박을 쏟아냈다.
이번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를 전후로 켜켜이 축적된 이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
근저에 깔려있는 것이 명백히 분노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.
이제 여당이 함부로 '잃어버린 10년' 운운했다가는 그대로 박살날 것이다.
아마 모든 이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.
뭘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. 그래서 매일 술만 마신다.
정말이지 이 분노심이 어떤 식으로든 당분간 다스려지지 않을 것 같다.
이날 바로 저 순간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 이미지로 남을 것이다.
어떤 순간에도 내 마음을 붙잡을 어떤 방부제의 기능을 할 것이다.
아마 모든 이들이 그렇게 느낄 것이다.
역시 노제를 마치고 과음에 들어갔는데 한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.
한국의 보수들은 서로 성향의 차이는 있어도
단 하나로 수렴되는 박정희라는 유령(사실은 망령)이 있어 늘 거기에 굳건히 기대왔는데,
진보진영에서는 그런 게 없었다. 그런데 이번 일로 우리도 노무현이라는 유령을 얻었다고.
그래서 진짜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.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다음 대선 때까지
그 게임의 결과를 무척 흥미롭게 지켜보고 싶다.
오늘 같은 날 표정관리 하나 못해 실실 쪼개는 개명박을 보면서 정말 2메가바이트이지 싶었다.
그리고 백원우 의원이 소리지를 때 잠시나마 너무 짜릿하고 가슴이 설레었었다.
아래는 노제 사진들. 시청에서 서울역까지 따라가며 역시 디카가 없어 폰카로 찍었다.
바로 옆에서 지켜볼 때 너무나 가슴이 먹먹했고,
불 타 버린 숭례문을 지나치는 느낌도 울적했으며,
YTN 건물을 지날 때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다량 투하해줘서 감동했다.(근데 더 많았어야.-_-)
서울역 앞 고가도로를 가득 메운 사람들의 모습도 장관이었고
'이명박은 퇴진하라'와 '노무현을 살려내라'는 서로 다른 구호가 뒤섞여
'이명박을 살려내라'라고 들리기도 했다.-_-;
그리고 화장장으로 떠나던 버스에서 유시민을 포함한 다른 많은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줬다.
봉하마을을 찾으면 이 꽉 막힌 기분이 풀리게 될까. 정말 조만간 꼭 가봐야겠다.